제 5권 1호 2011-봄 김선종 / 성결 법전의 땅...pp. 117-144
지금까지 구약신학에서 땅의 개념과 기능에 대한 연구는 주로 신명기 및 신명기 역사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우리가 성결 법전에 나타난 땅을 이 법전의 신학적 틀 안에서 이해할 때, 신명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신명기 및 신명기 역사서에서 땅은 이스라엘 백성이 정복해야 할 대상이라면, 반대로 성결 법전에서 땅은 스스로 거주민을 받아들이고 내어 쫓는다. 독자들은 이처럼 이스라엘 땅의 개념에 대해 존재하는 명백한 차이에 직면하여 전통적인 역사비평 가설에 대해 재고할 것을 요청받는다.
최근 성결 법전의 땅에 대한 연구에서, 땅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매개물로서, 인격화되어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우리가 성결 법전 본문에 나타난 땅이 행하는 기능을 살펴볼 때, 이 법전의 저자는 땅을 독립된 인격체로서 이스라엘 역사를 이끌어 가는 주체로 드러내고 있다. 나지르로서, 또한 하나님의 성소로서 이스라엘 땅은 자신이 창조된 당시 부여받은 정결함을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하나님의 벌을 받고 자신의 거주민을 내어 쫓음으로 황폐화 된다.
이러한 성결 법전에 나타난 땅의 개념은 우선 이 법전을 낳은 제사장 문서의 창조신학에 근거하고 있다. 동시에 생명을 지니고 더 나아가 다른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로서의 땅은 이스라엘 백성의 민중 신앙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준다. 땅이 생명을 지니고 있고 하나의 독립된 인격을 지니고 있다는 성결 법전의 언설을 단지 문학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양식으로 이해할 때, 우리는 또다시 인간 중심적으로 성서를 해석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성결 법전이 보여주는 땅에 대한 신학은 하나님의 피조세계를 지배하고 이용하려는 현대인들에게 땅이 지니고 있는 생명의 권리와 땅에 대한 경외를 회복할 것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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