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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1권 1호 2017 봄 박성호 / ‘고난 받는 종’ 예수 - 네 번째 ‘야웨의 종의 노래’(사 52:13-53:12)에 대한 초대교회의 기독교적 해석(Interpretatio Christiana) -...pp. 169-212

    예수의 부활을 경험한 후 ‘성경’(聖經=현재의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창조 및 구원 역사 그리고 이와 관련된 예언과 약속이 예수의 인격 및 사역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면서 초대교회는 이 ‘성경’을 다른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예수의 부활-승천 후 불과 2-3년 안에 기독론이 확립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초대교회가 구약성서의 다양한 표상과 사상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예수의 십자가 죽음의 구원론적 의미를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이사야서의 네 번째 ‘야웨의 종의 노래’(사 52:13-53:12)는 십자가 죽음의 의미를 밝히는 중요한 열쇠였다. 이 ‘종의 노래’는 이미 구약 안에서도 독특한 점을 보여 주는데, 이는 바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서 고난을 당한다는 사상 때문이었다. ‘소위소치관계’에 따라 이스라엘이 자신의 죄로 인해 마땅히 받았어야 할 형벌을 야웨는 자기 종이 받도록 하셨고, ‘종’은 묵묵히 그 고난을 받아들였다. “많은 사람”(또는 “우리”)를 대신해서 죽음에까지 이르는 고난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v'a'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으로 보여 주고 있듯이, 종의 대리적 고난은 제의적 대속이 아니었다. 특히 그가 겪은 운명은 그가 대신한 이들의 실존적 상황, 곧 죄로 점철되고 죄의 규정을 받아서 스스로의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인간의 실존적 위기상황을 해결해 주지 못했다. 죄인인 인간의 실존을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죄의 문제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해결된다고 믿었던 초대교회로서는 중요한 해석의 열쇠가 되는 이사야 53장을 보다 깊이 있게 숙고해야 했다. 즉 초대교회는 이사야 53장을 본래의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는 단계에서 머물지 않고 사상적으로, 신학적으로 더 심화시켜 해석했고, 그럼으로써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 죄로 인한 결과를 대신 지는 것을 넘어서 죄로부터의 근본적인 해방을 가져오는 사건으로 설명했던 것이다. ‘기독교적 해석’은 이처럼 초대교회의 놀라운 신학적 통찰력을 보여 주며, 더 나아가 구약의 본래 의미를 밝히는 일과 구약을 ‘예수 그리스도’라는 계시사건에 근거하여 해석하는 일,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항상 연결시키는 작업이 성서학의 주된 과제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