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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9권 2호 2015 가을 김선종 / 야베츠의 기도 재고(再考) ...pp. 189-215

    역대상 4장 9-10절에 나오는 야베츠의 기도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잘 알려진 기도이다. 야베츠의 어머니는 고통스럽게 아들을 낳고, 그의 이름을 야베츠(고통)라고 짓는다. 야베츠는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의 운명을 기도로 극복한다. 그가 드린 기도는 ‘만일의 기도’라고 부를 수 있는데, ‘만일 하나님이 자신에게 복을 주시면, 땅의 경계를 확대해 주시면, 그의 손으로 보호해 주시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면’이라고 하는 가정절로 이루어져 있는 점에서 그러하다. 야베츠의 기도에는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 주시면 무엇을 하겠다는 서약도 없고, 하나님이 반드시 들어 주셔야 한다는 간구도 없다. 그저 야베츠는 ‘만일’이라고 하는 기도를 드림으로 기도의 결과는 유일한 주권자이신 하나님께 온전히 맡긴다. 많은 사람들이 야베츠가 드린 기도를 가장 효과적이고 훌륭한 기도로 이해하여,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드리면 하나님은 무조건적으로 기도하는 사람의 기도를 들어 주신다는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야베츠가 구한 복을 개인주의적이고 물질적인 복으로 제한하여, 기도문에 나타나는 복의 의미를 협소화시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야베츠의 기도를 통속적으로 잘못 이해한 경우에 해당한다. 야베츠가 하나님께 드린 기도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본문이 기록된 역사의 상황 아래에서 이해해야 하고, 이 기도를 포함하는 역대기의 신학의 빛에서 읽어야 한다. 역대기 역사는 바벨론 포로기를 지나 고국으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이 새로운 국가를 세울 청사진을 제공한다. 새로운 나라는 하나님만을 왕으로 모시는 신정 정치 체제로서, 성전에서의 제사와 기도가 중심이 된 제의 공동체이다. 따라서 역대상은 처음 아홉 장에 걸쳐 새로운 이스라엘을 형성할 백성들의 명단을 족보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으며, 족보를 통하여 자신들의 기원과 하나님의 은총을 표현한다. 야베츠의 기도는 이처럼 족보의 맥락에서 서술되고 있는데, 하나님께 복을 구하여 응답을 받은 야베츠는 이스라엘을 형성한 믿음의 조상들을 나타낸다. 역대기 역사서에 나오는 여러 기도 가운데 야베츠의 기도는 고통 속에서 땅을 회복시켜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한 포로기와 포로기 이후의 이스라엘 백성의 단면을 보여준다. 야베츠의 기도를 역대기의 신학, 특별히 역대기의 기도 신학과 역대기 역사서가 기록된 포로기 이스라엘 역사에 비추어 읽을 때, 신비적이거나 사변적인 기도의 의미를 넘어, 구체적인 역사 가운데 하나님께 기도하여 힘과 위로를 얻은 이스라엘 백성의 기도의 실례를 얻을 수 있다. 야베츠는 이스라엘 지파의 여러 족보 가운데 위치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아버지의 이름조차 알려져 있지 않을 만큼, 그의 족보는 분명하지 않다. 야베츠는 그의 출신이 신비로운 신앙의 영웅이 아니라, 비록 고통 가운데 태어났지만 기도로 자신의 운명을 극복한 포로기의 고통 속에 있던 이스라엘이요, 고난과 억압 가운데 살아가는 오늘날의 작은 그리스도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