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서의 양면성을 이루고 있는 ‘정경성’과 ‘문화성’은 표면적으로 대립되어 보이지만, 심층적으로 통합이 될 수 있음을 성서의 형성사와 그 해석사를 통하여 살펴보았다. 성서는 그 형성 과정에서 초월적인 계시나 탈 역사적인 각성으로 쓰여지지 않고, 복합적인 문화와 문명 속에서 문화의 옷을 입고 쓰여졌으므로, ‘하나님의 말씀의 문화적 성육신’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0년 동안 이루어진 성서 해석사를 되돌아 볼 때, 비평 전 시대의 해석은 성서의 삼중적 의미, 사중적 의미, 신학적 의미에 집착함으로써 성서의 문화성을 희생하고 정경성을 살리고자 하였으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역사 비평적 해석은 자료 비평, 양식 비평, 편집 비평 등의 방법론을 따라 성서의 원래의 역사적 의미만을 고집하고 정경적 차원을 철저하게 배제하게 되었다. 그러나 성서는 그 형성 과정에 있어서 당대의 언어와 기록 매체를 이용하였을 뿐 아니라, 자료, 형식, 편집, 사본 전수 등의 기록 문화적 과정을 거쳐갔으므로 성서 해석은 성서의 문화적 차원을 깊게 고려할 것을 요청 받고 있다. 또한 성서는 그 형성 과정에서부터 선별적인 정경화의 과정을 거쳐 가고 있었으며, 특히 구약성서는 ‘모세와 그의 반열을 따르는 권위 있는 선지자들의 말씀’으로 이루어져 가고 있었음을 스스로 증거하고 있으므로(신18:18), 우리는 정경으로서의 성서를 수용하고 성서 해석을 하도록 요청 받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1980년대 이후로 해석학의 중심축을 정경적 해석학은 성서의 경전적 성격에 대하여 새로운 관심을 충분히 환기시켜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성서의 문화성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성서와 오늘날의 거리를 충분히 인식하여야 하면서 해석의 겸손과 관용을 실천하여야 하며, 기독교 경전으로서의 성서를 마음으로 믿고 받아들임으로써, ‘과거의 문화 속에 성육신한 성서를 오늘 이곳에 찾아오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고 따르는 해석적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