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권 1호 2018 봄 유선명 / 아굴 어록(잠언 30:1-9)의 신학적 의미와 지혜문학 이해를 위한 기여...pp. 33-54
아굴의 어록(잠언 30:1-9)은 지혜의 본질과 획득 방법에 대한 고유한 이해와 삶의 근본가치에 대한 색다른 성찰로 인해 지혜 전승 내의 이단아 취급을 받아 왔다. 특히 자신의 무지함을 토로하는 고백(1-3절)과 하나님의 뜻대로 정해주신 몫만을 구하는 기도문(7-9절)은 구약성경 내에서나 고대근동 지혜문헌 내에서나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렵다 보니 현재의 정경적 위치에서 아굴 어록은 잠언의 본래 수집물 뒤에 덧붙여진 부록 즉 편집과정에서 특별한 의도 없이 덧붙여진 추가분이거나 이전 내용들을 교정하기 위한 시도로 치부되곤 한다. 본문의 논리적 외곽선이 무엇인가에 대해 학자들의 의견이 각인각색으로 나뉜다는 것도 해석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소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아굴의 어록이 그 자체로서 고유한 문학적 통일성을 갖고 있으며 전체로서 잠언의 신학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독특한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잠언서의 유일한 기도문인 7-9절 본문은 부와 가난을 직시하는 신학의 윤곽을 그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목소리를 들려준다. 아굴의 경건은 시편 73편을 비롯한 다수의 시편들 특히 지혜시편과 상통하는 정서를 갖고 있으며 구약성경에 흩어져 있는 계시의 신학과도 연관성을 견지한다. 아굴의 어록은 결코 지혜신학의 변두리에 있지 않으며 오히려 지혜신학의 풍성하고 균형 있는 이해를 위해 필수적인 본문이다. 본 논문은 아굴 어록의 문학적 구조와 수사학, 신약성경 주기도문과의 공명 지점을 살펴봄으로써 아굴 어록에 나타난 신학의 성격을 새롭게 규명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