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 문화의 알맹이가 있는 도시 아스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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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Date 24-08-3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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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셋 문화의 알맹이가 있는 도시 아스돗
현대의 아스돗은 1950년대부터 유대인들이 정착하면서 개발한 도시라고 한다. 예루살렘에서 약 한 시간 정도 운전하면 도착할 수 있는 도시이다. 도시 전체는 깨끗하고 잘 정비되어 있지만 개성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우리의 지방 도시 같은 난개발이 없다. 해변으로 가면 검푸른 지중해의 파도가 백사장으로 몰려온다. 아스돗의 해변 백사장은 남쪽으로 아스글론까지 이어져 있다. 11월의 가을 날이지만 사람들은 수영도 하고 서핑도 한다. 한 할아버지가 손녀와 노는 모습이 몹시 부럽다.
아스돗에 와서 고대 블레셋의 유적을 찾아 보기 위해 ‘텔 아스돗’(Tel Ashdod)을 향해 가려고 했지만, 바로 그 옆에 기찻길이 생겨 별로 볼 것이 없다고 한다. 아스돗의 북쪽에 있는 ‘텔 무르’(Tel Mur)에는 주전 17세기의 고대 가나안 유적지가 있다고 하여 갔지만 이 조그만 언덕은 완전히 공단 속에 파묻혀 있다. ‘텔 무르’ 곁에는 ‘라기스 강’이 흐론다고 하지만 현재는 거의 조그만 개울이 되었다. 그래도 ‘아스돗’이라는 이름은 고대 가나안 사람들이 붙여준 것이라고 한다.

다소 밋밋하고 덤덤한 아스돗에 블레셋 박물관이 있다. 조그만 박물관인데 아담하게 잘 지었다. 아침 10:30이면 문을 연다고 하는데,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 좀 더 기다렸다. 참 느긋하게들 사는 모습이다. 막상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니 블레셋의 다섯 도시들에서 발굴한 모든 유물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블레셋 문화재 알짜들이 모두 여기에 모여 있다. 이곳에서 블레셋에 대한 나의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나는 블레셋 사람들이 고대 그리스에서 크레테를 거쳐 이집트로 갔다가 바로의 군대에게 밀려서 팔레스타인 해변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들 중에는 구브로와 북쪽 아나톨리아(현 터키)를 거쳐서 이곳으로 온 사람들도 있다. 블레셋은 한 부족/민족이 아니라, 다양한 부족/민족들로 구성되었다.

부족마다 군인들의 복식이 달랐다. 그들은 철기 문화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사사시대와 초기 왕정 시대에 이스라엘 군대를 압도하였다. 그들은 양날로된 칼을 만들었다. 히브리어로는 ‘헤레브 피피요트’라고 한다(시 149:6). 보병들은 근접전에서 사용하는 짧은 단검도 가지고 있었고 창도 사용하였다. 이 박물관에는 블레셋의 해군들과 이집트의 해군들이 전쟁하는 모습을 그린 부조가 있다(원본은 현재 대영박물관에 있다). 이집트 함대의 이물(船頭)은 사자 형상을 갖고 있지만, 블레셋 함대는 기러기 모양의 새 형상을 갖고 있었다. 우리 조상들이 새를 하늘과 땅을 잇는 사신으로 신성하게 여긴 것처럼 블레셋 사람들도 신성하게 여기고 상징화 하였다. 벽화 가운데는 미모의 그리스 여인 그림이 있다. 왕궁에 사는 귀족 여인의 모습이다. 삼손이 정신을 잃은 들릴라의 모습이 이 여인과 같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여러 유물들 중에 무덤에서 발굴한 두 여인의 토우(土偶)가 인상적이었다. 두 여인은 애곡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한 여인은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있다. 다른 여인은 가슴을 치고 있다(렘 9:20). 블레셋 도시 국가들은 높은 물질 문화와 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왜 블레셋은 역사에서 사라졌을까? 국가는 경제력과 군사력 만으로 존속될 수 없고, 뭔가 더 높은 정신적 가치를 가져야만 되는가 보다.




아스돗 여행에는 드라마틱한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블레셋 문화의 알맹이를 본 것 같아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2017년 11월 10일 예루살렘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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