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의 성탄 길: 마음과 마음을 이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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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4-08-3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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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의 성탄 길: 마음과 마음을 이어 보다.
올해 대림절 주간에는 베들레헴에 꼭 가보고 싶었다. 원래는 두어주 전에 가려고 하였다. 지난 12월 8일 트럼프의 민감한 발언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분노의 3일”을 시작하였고 베들레헴으로 들어가는 길이 어려워졌다. 그 때 요셉과 마리아도 베들레헴으로 오는 길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작심하고 발걸음을 떼었다. 예전에는 이스라엘에 와도 별로 베들레헴을 사모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나는 왜 이렇게 간절히 사모하는 것일까?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귀소 본능이 생긴다고 하는데, 이제 나도 내 영혼의 고향이 더욱 절실해지는 것일까?
베들레헴으로 가기 위하여 기도로 준비하고, 이스라엘의 네비게이션인 웨이즈(Waze)를 따라 길을 나선다. 그런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길로 안내한다. 그리고 “당신은 이제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오는데 완전히 낯선 곳이다. 웨이즈는 팔레스타인 지역을 안내하지 않기에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외딴 곳으로 올 줄은 몰랐다. 구글(Google)이면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구글조차도 베들레헴 지역이 하얗게 나온다. 요셉과 마리아도 베들레헴으로 오는 길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다시 살아난다. 주위의 사람에게 현 위치를 물으니 “벧 자라”라고 한다. 베들레헴 언덕 서쪽의 건너편 언덕이다. 이젠 나의 방향감을 따라 베들레헴을 찾아 갈 수 밖에 없다. 베들레헴은 거대한 분리 장벽 속에 있다. 체크 포인트를 통하여 안으로 들어가자 얼마 안가서 큰 벽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절망과 분노가 담긴 벽화(그라피티)가 눈에 뜨인다.

애절한 크리스마스 분위기이다. "예수 탄생 교회”(Nativity Church)는 성탄 절을 한 주 남겨 두었는데도 조용하기만 하다. 순례자들이 많이 줄었다. 교회 당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늘 그렇듯이 온 몸을 수그려야만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문이다.

교회 당 안은 내부 수리 중이다. 교회 당 아래에 있는 지하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 “아기 예수 탄생 동굴”(cave of the nativity)과 “구유 제단”(manger altar)이 있다. 구유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드린다.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진다. 내 마음을 거룩한 가족인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 예수의 마음에 이어본다. 이곳 지하 동굴에는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마리아와의 결혼을 “무서워 하지 말라”는 말씀을 준 벽화가 있다(마 1:20). 고고학자들이 이곳의 땅을 파다가 발굴한 벽화라고 한다.

아기 예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신 길은 왕의 대로가 아니었다. 그 당시에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부정하는 길을 걷고 거부하는 언덕을 넘어 세상에서 가장 낮은 구유의 자리에 오셔서 우리의 구주와 주님이 되셨다(요 1:11).
2017년 12월 15일 예루살렘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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