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을 만나다: 내 평생 간직할 책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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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4-08-3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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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을 만나다: 내 평생 간직할 책 성경
베들레헴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순전히 다윗 때문이다. 베들레헴은 유다의 고을들 중에서 조차 작은 마을이었다. 다윗의 선조인 에브라다 가문도 별로 비중이 크지 않았다(미 5:2, MT 5:1, ESV, TNK). 사울 시대에 베들레헴은 성벽 도시였고 블레셋 군대는 그곳에 수비대를 두었다. 다윗이 블레셋 군대를 몰아내기 위하여 그들과 싸울 때 향수에 젖어 성문 곁에 있는 우물의 물을 마시고 싶어했다는 성경의 한 장면 만이 당시 베들레헴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삼하 23:15). 베들레헴은 비록 다윗의 출생지이지만 다윗은 통일 왕국의 도읍지로 예루살렘을 선택하였다.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나누어진 후 르호보암은 예루살렘을 지키기 위하여 베들레헴 성벽을 보강하였다(대하 11:6). 바빌론 포로에서 돌아온 베들레헴 사람 123명은 그들의 옛 고향에 다시 터를 잡았다(에스라 2:21). 고고학적인 발굴에 따르면 다윗 왕국 시대의 베들레헴은 현재 예수 탄생 교회의 자리에 있었다. 탄생 교회의 터는 예수님 당대에 베들레헴 마을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현재 예수 탄생 교회 옆에는 제롬(Sofronius Eusebius Hieronymus)을 기념하는 교회당이 있다. 제롬은 340년에 태어나 로마에서 공부를 하였고, 이후에 안디옥에서 헬라어를 배우고, 안디옥 동부에서 히브리어를 배웠다. 382년 교황 다마수스(Damasus)는 제롬에게 새 라틴어 번역 성경을 만들도록 지시하였다. 제롬은 384년에 신구약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기 위하여 베들레헴에 왔다. 그는 당시 베들레헴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한다. “하드리안 황제 시대로부터(주후 135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통치까지 약 180년 동안 베들레헴은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장소가 되었다. 그렇지만 한 때 갓난 아기 예수가 울었던 동굴은 비너스의 숭배자들이 애곡하는 곳이 되었다”(395년의 서신, J. Murphy-O’Connor, the Holy Land).

제롬이 베들레헴에 온지 2년 후인 386년에 로마 원로원의 톡소티우스(Toxotius)의 아내인 파울라(Paula)와 그의 딸 유스토키움(Eustochium)이 베들레헴에 와서 제롬과 함께 수도원을 세웠다. 제롬은 이 수도원에서 라틴어 성경 불가타(Vulgate) 번역을 28년 만에 완성하였다(387-405년, 라틴어 Vulgata는 “보통 말”이란 뜻임). 파울라는 그의 딸 라이티아(Laetia)가 장차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제롬에게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아이가 시편부터 배우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잠언에서 인생의 법칙을 찾게 하십시오. 전도서를 통해 세상과 그 헛됨을 멸시하는 습관을 갖게 하십시오. 욥의 덕과 인내를 따르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나서 복음서 안으로 들어가서 결코 그 책을 떠나지 않게 하십시오. 그 아이로 사도들의 행적과 편지들을 자원하는 마음으로 듣게 하십시오. 이 모든 보배들을 가슴에 담은 후 선지자들, 오경및 여호수아 사사기를 구성하는 칠경(heptateuch), 열왕기와 역대기, 에스라와 에스더의 두루마리를 읽게 하십시오. 이 모든 것을 공부한 후에 비로소 아가서를 온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그 전에는 읽게 하지 마십히오. 만약 처음부터 읽는다면 그 책이 비록 육신의 언어로 쓰여졌지만 영적인 신부의 결혼 노래임을 깨닫지 못할 것이며,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현재 예수 탄생 교회의 지하 동굴은 바로 옆에 있는 제롬의 기념 교회와 지하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 지하 통로의 동굴 속에 제롬과 파울라와 유스토키움의 무덤이 있었다. 30년 전에는 제롬의 석관이 있었는데, 이젠 로마로 가져갔다고 한다. 현재 제롬의 무덤을 기념하는 자리에는 성경을 가슴에 품고 있는 제롬의 부조가 걸려 있다. 문득 제롬의 부조를 보면서 내 평생 간직하고 헌신해야 할 책이 무슨 책일까 생각해 본다. 신학자가 되면 읽어야 할 책들이 많다. 수많은 책들을 섭렵하다 보면 내가 정말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책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성경을 가슴에 품고 있는 제롬을 내 마음에 담아 온다.
2017년 12월 15일 예루살렘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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