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대학교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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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4-08-3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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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대학교의 풍경들

매일 아침 8:30에 수업을 시작한다. 학생들은 조금 일찍 학교에 등교하려고 한다. 학교의 정문이다. 학생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정문을 통과할 때는 한 명씩 신분증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후 안으로 들어가면 검색대가 있다. 가방을 열여 가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살피게 한다. 학생들이나 방문자들이나 모두 순응한다. 검문 검색에는 아무도 예외가 없다.




학교 수업은 밀도가 높다. 그런데 갑자기 오늘은 콘서트가 있다고 한다(9월 7일). 학생들은 다들 기뻐한다. 언어 교육과 훈련을 하는 대학에서 갑자기 콘서트라니 신기했다. 콘서트 현장으로 갔더니 흥겨운 히브리어 노래가 들려 온다. 갑자기 학생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서로 손을 잡더니 여기 저기서 조그만 원을 만들고, 모여 점점 큰 원을 만들드니 더 큰 원을 만들어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춘다. 마치 우리가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돌림춤을 추는 것 같다. 이 춤판에는 언어, 인종, 성, 종교, 이데올로기의 구별이 없다. 춤판이 끝나면 각자 자기 자리로 가겠지만, 한 번 어우러진 관계의 힘은 어떤 형태로던 지속될 것이다.


오늘은 수업 시작하기 전에 갑자기 학교 투어가 있다고 한다. 처음 방문한 곳에 나무 한 그루가 비스듬이 누워 있다. 선생님이 “왜 저 나무는 비스듬이 누워 있나요?”라고 묻는다. 그리고 바로 저 나무가 2002년 히브리대학교 안의 학생 카프테리아에서 일어난 테러 때 폭풍으로 쓰러졌다가 일어난 나무라고 한다. 그 때 울판 과정(현대히브리어 교육과정)을 받던 학생 12명이 사망을 하였다. 바로 그 당시 한국인 학생이었던 권성달, 장세호 목사 두 분도 그 자리에 있어서 온 몸에 상처를 입었다. 두 분은 기적적으로 살아 났고, 회복되었고, 지금은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히브리 대학에서는 그 나무를 이제는 ‘생명 나무’라고 이름 붙였다. 테러의 기억을 생명의 기억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에 내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나라는 기억의 나라이다. 아픈 기억은 승화하고 오늘도 대학출입을 할 때 검문검색을 통하여 안전을 위한 작은 실천을 잊지 않고 해나가고 있다.
2017년 9월 13일, 예루살렘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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