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심정 못 헤아린 교수의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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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Date 24-08-3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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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심정 못 헤아린 교수의 반성
거의 30년만에 다시 학생이 되었다. 아직까지 나의 학우들에게는 내가 교수였다는 말을 안했다. 나의 선생님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현대 히브리어가 들리지 않아 바보가 되는 순간들이 많은데, 구약 선생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 사람들에게 설명이 잘 안될 것만 같다. 여기서는 매주 두 번씩 시험을 치고, 두 주 전에는 중간고사를 쳤다. 그런데 나는 시험 문제를 받을 때마다 상당한 긴장감을 느끼는 나를 본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 답안지를 신속히 제출하고 나갈 때는 중압감을 느끼는 나를 본다. 그냥 던져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도 있다. 지난번 중간 고사 시간에는 첫 지문(40점)의 핵심 단어 ‘할아버지’를 몰라 쩔쩔 매었다. 그 때 나는 여기에 공부하러 온 것조차 후회가 되었다. 나는 지난 30여년 동안 학생들에게 예측하기 힘든 문제만 내었다. 인생과 사역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나의 설명이었다. 때로는 학생들이 시험 문제를 받고 “흡… 이게 뭐야? (뒤에 있는 학생들은) 뭔데, 뭔데…?” 하던 시절도 있었다. 다시 학생이 되고 보니 내가 학생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 내 시험 문제로 고통당한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늦게 나마 드린다.
2017년 9월 15일, 예루살렘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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