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산 그리심, 저주의 산 에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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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4-08-3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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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산 그리심, 저주의 산 에발
오늘은 참 멋진 날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만 해도 어디로 갈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나비 사무엘’로 갈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부터 ‘로쉬 하샤나’ 즉, ‘새해’ (2017.09.21) 연휴가 시작된다. 좀 멀리 가고 싶었다. 결국 ‘그리심산 국립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예루살렘에서 약 한 시간 반 정도의 거리이다.



그리심산은 생각보다 높았다(해발 881m). 족장길(60번 중앙산악 도로)을 타고 가다가 나블루스(Nablus) 직전에 왼쪽으로 꺾어 꾸불꾸불 높이 올라 정상에 도착한다. 올라가보니 산이 생각보다 엄청 크다. 여러 개의 언덕들을 끼고 있다. 바람이 차다. 빗방울이 듣는다. 신년 축복 빗방울이다. 이 산에는 역사의 퇴적이 깊이 쌓여 있다. 바로 아랫 마을에는 ‘사마리아인들’이 살고 있다. 신년이라고 마을 사람들은 흰 옷을 입고 거리 행진을 한다. 멀리 사마리아 산지들이 펼쳐 있다.
그리심산 바로 맞은 편에는 에발 산이 우뚝 서있다(해발 940m). 옛날 여호수아는 모세의 명을 받들어(신 11:29; 27:11-26) 이 두 산이 만나는 지점에 와서 이스라엘 12지파를 둘로 나누어 그리심 산에서는 축복을, 에발 산에서는 저주를 선언하게 하였다(수 8:30-31). 언약의 백성들에겐 무조건적인 축복이 약속된 것이 아니다. 순종하는 백성은 축복을, 불순종하는 백성은 저주를 받음을 스스로 선언하게 하였다. 30년 전에 왔을 때 그리심 산에는 올라오지 못했다. 세겜에서 바라본 두 산은 대조적이었다. 그리심 산에는 나무들이 무성했고, 에발 산은 돌바위 산이었다. 두 산은 축복과 저주의 상징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그리심 산을 둘러 보면, 우리 나라와 교회가 말씀에 순종하는 백성이 되어 열국에 축복의 상징이 되기를 기도드린다.


그리심 산을 내려 오기 직전에 유적지 터에서 잠깐 쉼을 갖는다.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갑자기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나즈막한 돌기둥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그 십자가 주위로 네 송이 꽃이 아로 새겨져 있다. 십자가 문양은 균형이 있고 아름답다. 이곳이 교회의 터임을 보여주는 유일하게 기둥이다. 역시 상징이 중요하구나! 옛 교회는 자신의 상징을 구석구석에 새겨 두었구나. 교회당 건물은 사라져도 그 상징 하나는 어딘가 남아서 여기에 교회당이 있었음을 증거해 주는구나. 교회가 십자가의 상징을 보존하고 실현하는 곳임을 생각하니 가슴 뭉클해진다.
20170920 (수) 예루살렘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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