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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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Date 24-08-3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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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지난 8주간 동안 현대 히브리어 첫 과정인 ‘울판 알렙’을 열심히 공부했다. 어떤 날에는 눈에 핏줄이 터졌다. 약한 잇몸이 드디어 말썽을 부렸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질문을 할 때 앞 단어를 기억하면 뒷단어가 사라지고, 뒷 단어를 기억하면 앞 단어가 사라져 답답하기도 했다. 이제 8주 마지막 날 아침 8:30에 시험을 시작하여 12:00까지 친다. 3시간 반동안 화장실에도 못가게 한다. 시험 감독이 너무 철저하다. 문제를 받아 지문을 읽어보니 중간고사보다 훨 쉬워 보였다. 그렇지만 막상 몇 개의 답을 찾지 못한다. 갑자기 다 아는 것조차 멍해져서 자신이 없다. 하나라도 더 맞추어 보려고 사력을 다하지만 기력이 다했다. 갑자기 1점조차 소중한 것을 느낀다. 깊은 좌절감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역시 이윤경 교수의 말처럼 이 과정은 ‘울~판’이다. “울려고 내가 왔나?” 아무래도 재시험을 쳐야 할 것 같다. 만약 내가 재시험을 친다면, 그것도 스토리는 될 것 같다. 만약 내가 탈락한다면 그 동안 나의 짠 점수로 상처받은 학생들은 위로를 받을까? 나 스스로도 교훈을 받는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어렵다. 갑자기 “아 나보다 앞서 이 과정을 통과한 나의 제자들은 얼마나 훌륭한 학생들이었는가!” 생각하며 존경을 표한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 내 제자들이 사실은 나의 스승이었다.
2017.09.27 예루살렘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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