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드론 골짜기에서 만난 무화과 나무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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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4-08-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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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드론 골짜기에서 만난 무화과 나무 묵상


오늘은 기드론 계곡을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골짜기를 따라 걸었다. 오늘은 꼭 기드론 계곡의 길이 만국교회에서 끊어지지 않고 다시 이어져 기혼 샘과 실로암 연못까지 이어지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왕의 계곡을 따라 가는 길에 지난 번에는 보지 못했던 무화과 나무 몇 그루를 만났다. 무화과 나무는 잎이 무성하고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아 지금은 무화과의 계절이구나!” 갑자기 길가에 서 있는 저 무화과 열매는 얼마나 맛이 있을까?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잘 익은 무화과 열매 하나를 따서 먹어 보았다. 속은 잘 익었고 맛은 좋았다. 신선해서 더욱 좋았다. 갑자기 예수님께서 공생애 마지막 주간에 베다니에서 감람산 길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가실 때 한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그 무화과는 잎은 무성하였지만 열매가 없어서 저주를 받았다. 사실 무화과 나무는 잎이 무성하면 열매를 맺는 계절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때는 초봄이었으니 열매 맺는 계절은 아니었다. 그래도 무화과는 제 철이 아니어도 열매를 맺는 경우들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열매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가셨을 것이다.
입만 무성하고 열매 없는 무화과를 보시고 예수님은 몹시 속상하셨던 것 같다. 성경의 사물들은 자주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잎이 무성하고 열매 없는 무화과는 당대 종교-정치-문화의 지도자들을 상징하였던 것 같다. 사실 지도자들은 누구보다도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는 자질들이 갖춘 사람들이다. 은사와 훈련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시대는 실망스러운 시대이다.
갑자기 요담의 우화 속에 등장하는 무화과의 고백을 듣게 된다. “나의 단것, 나의 아름다운 실과를 내가 어찌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요동하리요?”(삿 8:11). 사람마다 자신 만이 낼 수 있는 달고 아름다운 실과가 있을 것이다. 나의 자리를 끝까지 잘 지키고 시절을 따라 열매 맺는 나무가 되길 사모해 본다(시 1:6).
20170901 예루살렘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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