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게디에서 사랑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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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4-08-3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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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게디에서 사랑의 묵상
엔게디에서 와디 다윗을 따라 올라 세 번째 폭포에 이르렀다. 폭포가 길고 아름답다. 윗물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아래로 떨어진다. 폭포 주위에는 온갖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나뭇잎들은 햇빛을 받아 온갖 다양한 초록색을 아름답게 만들어낸다. 참 초록의 세계이다. 바람이 불면 폭포 물이 날리면서 분무를 만들어 시원하게 한다. 폭포 아래쪽은 상당히 넓고 아늑한 공간이다. 아마도 솔로몬은 이곳에서 술람미 여인과 사랑을 나누었겠지.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엔게디 포도원의 고벨화 송이로구나”(아 1:4).
그렇지, 엔게디 계곡은 전쟁터가 아니지. 말들이 달릴 수 있는 곳이 아니지. 오직 연인들이 손잡고 올라올 수 있는 곳이지. 사실 모든 계곡은 두려운 곳이지. 계곡 속으로 들어가면 전망이 없으지니 어디로 나갈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지. 그러나 전망이 없어도 좋은 때가 있지. 젊은 시절, 꿈이 있던 시절, 영혼이 물질을 무시할 수 있었던 시절이 바로 그 시절이지. 우정과 사랑이 살아 있던 시절이지.



엔게디는 바로 순수한 사랑의 추억이 있는 곳. 바깥 세상의 허상이 없고 오직 대자연의 실상이 있는 곳, 맑은 물에 몸 담그고 서로 기뻐할 수 있는 곳, 벗어도 부끄럽지 않는 에덴 동산 같은 곳, 암벽들이 감싸 주는 은밀한 곳, 생명의 에너지가 넘치는 곳, 사랑하는 사람이 비로소 고벨 꽃송이로 보이는 곳, 사랑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빠지는 곳. 바로 생명의 모태가 되는 곳.
20170908 엔게디에서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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