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히 깨어진 꿈: 길보아 산에서 기름부음 받지 못한 삶의 회오 (삼상 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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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4-08-3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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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히 깨어진 꿈: 길보아 산에서 기름부음 받지 못한 삶의 회오
(삼상 31:1-13)
나는 통일 이스라엘의 첫 왕 사울이다. 나는 아버지 기스의 잃어버린 나귀를 찾아 나섰다가 사무엘 선지자를 만나 라마에서 이스라엘의 첫 왕으로 기름부음 받았다(삼상 10:1). 왕이 된지 “한달만에”(70인경, 쿰란사본) 길르앗지역의 야베스 동네 사람들이 암몬 왕 나하스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11:1). 나는 기브아에서 족장 길을 따라 길보아 산이 있는 “베섹”까지 올라갔다(11:8). 그곳에서 군인들을 정면과 양 측면을 치는 세 부대로 나누어서 “새벽녘에 적진 한복판으로 들어가서 날이 한창 뜨거울 때까지 암몬 사람들을 쳐서 죽였다”(11:11, 표준). 그 이듬해 블레셋 군대가 벳호론 길을 따라 기브아 근처에 있는 “게바”까지 올라와 우리의 숨통을 조일 때(13:3) 나의 아들 요나단이 믹마스에서 습격하여 큰 승리를 거두었다(14:1-46). 나는 두 번의 큰 승리에 도취하였고 우리의 역사적인 숙적 아말렉까지 손쉽게 물리쳐서 유다 남부 산지의 갈멜에 “나를 위한 승전 기념비”까지 세웠다(15:12). 그것이 끝이었다. 내가 처음 기름 부음 받았을 때 통일 이스라엘을 부강하고 평화로운 왕국으로 세우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나는 다윗에게 나의 왕권을 빼앗길 것 같은 망상과 두려움에 시달려 나의 정신적 에너지와 국력을 소모하였다.


사울의 길보아 언덕

길보아 기슭에서 본 모레산의 수넴 지역
이제 블레셋 왕들이 내가 처음 암몬 왕에게 승리를 거두었던 “길보아 산” 맞은 편 “모레 산의 남쪽 기슭의 수넴”에 진쳤다(28:4). 나는 구비구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족장길을 따라 길보아 산까지 갔고 길보아 산 기슭의 “이스르엘 샘”, 즉 기드온의 승리가 있었던 “하롯 샘” 근처에 진쳤다(29:1; 삿 7:1). 나는 어제 밤 신접한 여인을 통하여 나의 패배와 죽음까지 예감하였다(28:19-20). 내게는 기드온의 믿음이 없었으므로 마음은 쓸쓸하고 허전하고 참혹했다.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나와 내 집안과 내 나라의 종말이 갑자기 올 수 있을까?” 자문하였다.

하롯샘
하롯샘의 봄
전투가 시작하자마자 전세는 너무나 어려워지고 “기울어졌다”(31:3, 공동). 전쟁터에서 수많은 우리의 군인들이 길보아 산에서 엎드러져 죽어갔다(1절). 내 아들들인 “요나단과 아비나답과 말기수아”는 블레셋 용사들에게 “바짝 추격을 받다”(dabaq)가 내 곁에서 죽어갔다(2절; 참조, 창 2:14; 욥 29:10). 내 눈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우리 집안 전체가 하루 아침에 망한 셈이다. 옛날 블렛셋 군대와 처음 싸우며 승리할 때 온 이스라엘 군인들이 블레셋을 “바짝 추격하였는데”(14:22), 이제는 내가 그들에게 “바짝 추격을 받고 있으므로” 기가막혔다(31:2). 나는 블레셋 군인의 화살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3절). 나는 할례 받지 않은 블레셋 군인의 손에 잡혀 죽는 수모를 감당할 수 없어서 나의 무기를 든 경호원에게 칼을 빼어 “나를 찌르라”고 명령하였지만 그가 감히 찌르지 못했다. 결국 나는 블레셋 군대에 포로가 되어 온갖 수치를 당할 것을 두려워 하여 “내 칼을 뽑아서 그 위에 엎드러졌다”(4절). 우리의 믿음에서 자살은 금지된 것이지만 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세상의 영웅답게 비장한 죽음을 선택하였다. 결국 이스라엘의 첫 왕으로서 내 모든 꿈은 나의 첫 승리의 시발점이었던 길보아 산에서 산산히 깨어졌다. 나는 라마에서 사무엘 선지자에게 기름부음을 받았고(삼상 10:1), 기브아에서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받았지만(10:10), 삶과 사역에서 성령의 기름부으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했고, 결국 기름부음 받지 못한 자로 죽었다(삼하 1:21).
2018.06.05 輕舟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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