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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우 교수 칼럼·설교

    세번째 기름부음을 받다: 살과 뼈의 조화를 이루는 지도자(삼하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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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Date 24-08-30 00:55

    본문

    세번째 기름부음을 받다 :

    살과 뼈의 조화를 이루는 지도자(삼하 5:1-5)


         아브넬은 비극적인 죽음을 당했지만 그의 외교적인 노력은 열매를 맺었다. 유다의 왕으로 다스린지 7년 반이 되던 어느 날 이스라엘 12지파의 대표들이 헤브론에 있는 내게 와서 “보십시오, 우리는 왕의 골육입니다”라고 말했다(삼하 5:1). 그들은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 아브넬의 죽음, 그리고 이스보셋의 죽음 이후에 정치적 구심점을 잃고 내전이 쉴 새 없이 일어나는 위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나를 “이스라엘의 목자와 주권자”로 세웠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다(2절). 비로소 그들은 내가 그들의 ‘골유지친’(骨肉之親)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왕과 백성이 ‘골육지친’이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나라에는 골육지친 사이의 칼부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요압과 아브넬의 무모한 도박으로 24명의 젊은 용사들이 기브온의 ‘칼 밭’에서 쓰러졌다(삼하 2:16). 그날 아브넬은 요압의 막내 동생 아사헬을 죽였고(23절), 수백명의 용사들이 죽었다(30-31절). 요압은 아브넬을 야비하고 잔혹하게 죽였다(3:27). 아브넬이 죽자 같은 베냐민 지파의 신하였던 레갑과 바아나가 낮잠(시에스타)을 자고 있던 이스보셋 왕의 목을 베고 배를 찔러 죽였다(4:6, 우리 문화에서 시에스타의 시간은 신성한 시간이며 불가침의 시간이다). 우리 역사에서는 한 믿음을 가진 같은 동족, 지파, 가문, 동문, 사제, 형제, 부자로 서로 이어진 ‘골육지친’ 사이의 동족상쟁(同族相爭)은 끝이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골육’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원래 창조주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서로의 ‘뼈와 살’로 지으시고 혼인언약을 맺게 하셨다(창 2:23). 아담이 하와를 보고 “나의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라고 한 것은 “인간 관계 중에서 상호간에 가장 가깝고 친밀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말해주는 최상급이었다. 그래서 가족, 친척, 동족은 ‘뼈와 살’(골육) 관계를 형성한다(창 13:8; 29:14; 37:27; 삼하 19:12, 13; 사 58:7; 롬 9:3; 11:14). 나는 골육지친으로 이어진 언약백성들과 함께 동족상생(同族相生)의 역사를 펼치기로 결심하였다. 나는 그들이 연약하고 올바로 살 때 살처럼 부드럽고, 어려울 때 뼈처럼 강하게 버텨줄 것이다. 경제는 살처럼 부드럽고, 국방은 뼈처럼 견고하게 세울 것이다.


         아브라함과 사라의 무덤이 있는 유서 깊은 헤브론의 마므레에서 나는 기름 부음을 받고 통일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움 받았다(삼하 5:3). 나로서는 세 번째 기름 부음이었다. 그 때 대제사장 아비아들은 위임식을 집전하였고, 온 나라는 기뻐하며 사흘 동안 축제를 치루었다(대상 12:40).


    묵상. 조선시대의 화가 중 겸제 정선(鄭敾)은 금강산을 그릴 때 굵은 붓질을 통한 묵묘(墨描)로 산세의 살을 드러내고, 가는 붓질로 선을 그리는 필묘(筆描)를 통하여 뼈 부분을 드러내어 금강산의 살과 뼈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진경산수도(眞景山水圖)를 그렸다. 이와 달리 능호관 이인상(李麟祥)은 금강산의 구룡연도(九龍淵圖)에서 “몽당붓과 담묵(淡墨)으로 뼈(骨)만 그리고 살(肉)을 그리지 않았으며 색택(色澤, 빛깔과 광택)을 베풀지 않았다. 감히 게을러서가 아니라 심회(心會·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것)가 중요해서다”(박희병 <능호관 이인상 서화평석>: “추사가 산해진미라면 이인상은 기름기 없는 채소” [조선일보. 2018.10.01, A21면]). 다윗의 통치에는 뼈와 살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을까?(삼하 23:5의 ‘움이 돋는 새 풀’[살]과 6절의 ‘가시나무’[뼈]). 나는 나의 골육들과의 관계에서 뼈 같은 원리와 살 같은 친밀감을 어떻게 조화시키며 살고 있을까?


    2018.10.01. 김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