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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속의 명설교

    한 설교자의 고민 / 이철

    페이지 정보

    성경본문: | 설교자:

    본문

    목회와 설교


    한 설교자의 고민



    이철



    설교자에게 있어서의 고민, 그것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설교를 할 것인가?’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그보다 다른 고민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처럼 설교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저의 주변에는 설교의 대가들이 많았습니다. 저의 오랜 믿음의 형님이신 홍정길 목사님과 대학 때부터 CCC를 통해서 꿈을 나누었던 하용조 목사님, 그리고 미국에 있는 동안 비교적 가깝게 지냈던 이동원 목사님과 같은 분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설교자로서 그들과 함께 있노라면 주눅이 들 정도로 설교를 잘 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제 아내까지 가끔 은근히 그들과 비교해서 말할 때에는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처럼 설교를 잘 해야겠다는 부담을 가지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 기도도 더 많이 하고 성경도 더 열심히 읽으며 설교 준비도 누구보다 더 열심히 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에 저보다 설교 잘 하는 사람을 많이 두었다는 것, 만일 저보다 설교 잘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다면 제가 설교 잘하는 사람인 줄 알고 별로 노력을 하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저는 늘 그들과 비교를 하면서 그들처럼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저의 설교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설교에 대한 컴프렉스는 남아 있었습니다. 설교에 대한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홍정길 목사님이 저에 대한 글을 쓰신 것을 읽고 힘을 얻었습니다. ‘국수틀’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 국수의 모양은 국수틀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설교도 어떤 설교자에 의해서 되어지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다르다고 하면서, 예를 들어 자기는 설교를 할 때 쉽게 흥분하고 소리를 질러서 하는데 자기와 함께 사역했던 이철 목사(그 당시 저는 미국에서 사역하고 있었음)의 설교를 들어보면 차분하게 성경을 강해하면서 할 말을 다 하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도 그렇게 해 보려고 작심을 하고 설교를 해 보면 처음에는 그렇게 나가다가도 얼마 안 가서 또다시 자기 스타일이 나와서 소리를 지르고 흥분을 하는데, 이철 목사를 보니까 그분은 그분대로 자기를 부러워해서 자기를 따라 하려고 하다가 결국은 그도 자기 스타일로 돌아가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하나님이 정해 주신 스타일이 다 다른데 자기의 스타일의 장점을 살려 가는 것이 지혜로운 자세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글을 읽고 홍목사님도 그런 고민을 하는 분이신 것을 깨달았습니다. 목사라고 설교에 있어서 고민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나의 정체성을 찾아 나의 설교를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부터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사를 십분 발휘해서 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께서 저의 설교를 들어 쓰시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저의 설교를 듣고 예수를 믿고 삶의 변화를 받으며, 저의 설교 때문에 교회에 등록했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가 설교를 잘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설교자로서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최고가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설교자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남달리 설교 준비에 애를 씁니다. 본문을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말씀을 읽고 연구하며 그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뜻을 찾고 기도해서 오늘 내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 성도들에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말씀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일일이 워드로 타이프 하여 고치고 또 고칩니다. 오래 전부터 타이프를 해서 타이프 실력이 꽤 있는 편입니다만 설교 한편을 위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만 약 10시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설교를 하고 나면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 저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설교에 대한 컴프렉스는 없습니다. 누가 나보다 더 설교를 잘 해도 부담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국수틀대로 쓰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그 후에는 하나님께 맡기기 때문입니다.

    이철 / 본원 이사장, 남서울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