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엿보기 1] - 영력있는 \그 한 말씀\ / 이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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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엿보기
영력있는 \그 한 말씀\
이재순(김인중 목사 사모)
새벽기도가 끝나면 늘 운동하던 남편이 오늘은 그냥 잔다. 아침 밥을 먹으면서,
\아무리 그래도 새벽 2시 반인데 심방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을까?\
\그 시간에요?\
\그렇게까지 위급한 상황이면 또 모르지만…\ 자기 남편이 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빚을 많이 져 너무 고민이 되니, 언제 오셔서 남편과 시동생을 위해 기도 한번 해 달라는 교인의 부탁이란다.
그러고 보니 어제 자다가 전화 벨 소리를 들은 듯 하다. 남편이 전화로 들은 첫 마디가 \지금 들어오셨어요?\였단다. 전화를 빨리 안 받는다고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그 밤중까지 불철주야 주의 일을 하셨느냐는 말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이 몇신지 아느냐고 넌지시 물어보지 그랬어요?\
\목사가 그럴 수 있나?\
얼마나 고민했으면 시간도 잊어버린 채 전화했겠나? 이해하기로 했다. 이미 잠은 못잤는데 오죽하면 그러랴. 이것이 우리 부부가 내리는 한결 같은 결론이다.
\내 평생 잠 한번 실컷 자 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남편은 자다가 깨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그래도 전화 벨 소리만 나면 자던 남편은 용수철처럼 튀어 일어나지만 그래도 낮잠이라도 잘 수 있는 나는 \어차피 목사님 찾을텐데 뭐\라고 생각하며 그냥 이불을 덮곤 한다. 이 때문에 급한 성격을 가진 남편은 전화 벨 소리에 무감각한 나에게 때론 핀잔을 준다.
교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우리 집에 전화하지 말고 교구 목사님들과 직접 상의하라\고 그렇게 말해도 더 영력있으신(?) 담임 목사님의 \한 말씀\을 듣고 싶어하는 \직통파\ 열성팬들이 많다. 식사 시간에 국을 식히지 않고 끝까지 한 번에 먹은 적이 거의 없을 정도다. 식사시간이 목사님 계실 시간이니 어쩔 수 없지 않는가? 대개 사모가 처리해도 될 문제도 꼭 목사님과 통화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전화번호를 묻는 일이나, \고추를 좀 땄는데 갔다 드려도 될까요?\라는 것도 목사님의 영력있는 \한 말씀\이 필요하다.
목회 초기, 내가 젊고 뭘 모를 때는 사모가 뭐나 되는 줄로 알고 설쳤다. 실제로 개척교회에서의 사모 역할은 무시 못할 정도로 많다.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나는 교인들이 목사님의 \그 한 말씀\을 한 시간 이상 상담한 사모의 \그 많은 말들\ 보다 더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사람들이 나를 무시해도 유분수지\ 섭섭하고 비참한 마음에 흥분도 했다. 그러다가 \아니, 내가 남편하고 경쟁하자는 거야 뭐야?\ 하고 곧 정신을 차렸다. \그래, 목사님보다 사모가 꼭 더 낫다는 소리를 들어야겠어?\ 문득 세례 요한의 말이 떠 오른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별 되지도 않는 생각을 하면서 늦게라도 깨닫게 되었다. 아직도 착각하고 살고 있다면 누가 그 꼴을 봐주겠는가?
지금은 전화를 받아서 목사님께 바꿔주는 대신에 받지 않을 정도로 초월(?)의 경지에 이르렀다. 사모가 누군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이러한 분위기를 즐기니 참 편안하다. 남편은 그런 나를 오히려 시기(?)하여 \같이 밥먹고 사는데 당신은 그렇게 잠 자고 태평해도 되는 거야?\한다.
우리 부부는 그래도 행복한 거다. 남들은 오십이면 잠이 안 온 다느니 외롭다느니 하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우리는 잠도 못 잘 정도로 바쁘니 말이다.
오늘 아침에도 \아무리 길어도 지금까지 목회한 만큼 한 20년만 더 꾹 참으면 되는거야. 그때에는 식사 중에도 잠 잘 때도 좋으니 누가 전화 한번 안해주나 하면서,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보며 혹시 고장 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앉아 있을걸\ 하면서 웃는다. \그때 좀 바쁘려면, 오늘 잘 해야 해, 힘 있을 때, 찾는 사람 있을 때 말이야\
영력있는 \그 한 말씀\
이재순(김인중 목사 사모)
새벽기도가 끝나면 늘 운동하던 남편이 오늘은 그냥 잔다. 아침 밥을 먹으면서,
\아무리 그래도 새벽 2시 반인데 심방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을까?\
\그 시간에요?\
\그렇게까지 위급한 상황이면 또 모르지만…\ 자기 남편이 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빚을 많이 져 너무 고민이 되니, 언제 오셔서 남편과 시동생을 위해 기도 한번 해 달라는 교인의 부탁이란다.
그러고 보니 어제 자다가 전화 벨 소리를 들은 듯 하다. 남편이 전화로 들은 첫 마디가 \지금 들어오셨어요?\였단다. 전화를 빨리 안 받는다고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그 밤중까지 불철주야 주의 일을 하셨느냐는 말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이 몇신지 아느냐고 넌지시 물어보지 그랬어요?\
\목사가 그럴 수 있나?\
얼마나 고민했으면 시간도 잊어버린 채 전화했겠나? 이해하기로 했다. 이미 잠은 못잤는데 오죽하면 그러랴. 이것이 우리 부부가 내리는 한결 같은 결론이다.
\내 평생 잠 한번 실컷 자 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남편은 자다가 깨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그래도 전화 벨 소리만 나면 자던 남편은 용수철처럼 튀어 일어나지만 그래도 낮잠이라도 잘 수 있는 나는 \어차피 목사님 찾을텐데 뭐\라고 생각하며 그냥 이불을 덮곤 한다. 이 때문에 급한 성격을 가진 남편은 전화 벨 소리에 무감각한 나에게 때론 핀잔을 준다.
교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우리 집에 전화하지 말고 교구 목사님들과 직접 상의하라\고 그렇게 말해도 더 영력있으신(?) 담임 목사님의 \한 말씀\을 듣고 싶어하는 \직통파\ 열성팬들이 많다. 식사 시간에 국을 식히지 않고 끝까지 한 번에 먹은 적이 거의 없을 정도다. 식사시간이 목사님 계실 시간이니 어쩔 수 없지 않는가? 대개 사모가 처리해도 될 문제도 꼭 목사님과 통화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전화번호를 묻는 일이나, \고추를 좀 땄는데 갔다 드려도 될까요?\라는 것도 목사님의 영력있는 \한 말씀\이 필요하다.
목회 초기, 내가 젊고 뭘 모를 때는 사모가 뭐나 되는 줄로 알고 설쳤다. 실제로 개척교회에서의 사모 역할은 무시 못할 정도로 많다.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나는 교인들이 목사님의 \그 한 말씀\을 한 시간 이상 상담한 사모의 \그 많은 말들\ 보다 더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사람들이 나를 무시해도 유분수지\ 섭섭하고 비참한 마음에 흥분도 했다. 그러다가 \아니, 내가 남편하고 경쟁하자는 거야 뭐야?\ 하고 곧 정신을 차렸다. \그래, 목사님보다 사모가 꼭 더 낫다는 소리를 들어야겠어?\ 문득 세례 요한의 말이 떠 오른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별 되지도 않는 생각을 하면서 늦게라도 깨닫게 되었다. 아직도 착각하고 살고 있다면 누가 그 꼴을 봐주겠는가?
지금은 전화를 받아서 목사님께 바꿔주는 대신에 받지 않을 정도로 초월(?)의 경지에 이르렀다. 사모가 누군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이러한 분위기를 즐기니 참 편안하다. 남편은 그런 나를 오히려 시기(?)하여 \같이 밥먹고 사는데 당신은 그렇게 잠 자고 태평해도 되는 거야?\한다.
우리 부부는 그래도 행복한 거다. 남들은 오십이면 잠이 안 온 다느니 외롭다느니 하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우리는 잠도 못 잘 정도로 바쁘니 말이다.
오늘 아침에도 \아무리 길어도 지금까지 목회한 만큼 한 20년만 더 꾹 참으면 되는거야. 그때에는 식사 중에도 잠 잘 때도 좋으니 누가 전화 한번 안해주나 하면서,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보며 혹시 고장 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앉아 있을걸\ 하면서 웃는다. \그때 좀 바쁘려면, 오늘 잘 해야 해, 힘 있을 때, 찾는 사람 있을 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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