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엿보기 3] - \나를 말려 죽이려고 저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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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엿보기
\나를 말려 죽이려고 저러나?\
이재순(김인중 목사 사모)
남편은 몇 주전 주일 낮 예배 설교를 하면서 펑펑 울었다. 설교 도중 잘 울기로 소문이 났지만 그 날은 다른 때와는 달랐다. 십자가의 복음에 감격하여 운 것도 아니고, 자신의 생애에 역사하신 은혜에 감격하여 눈물을 흘린 것도 아니었다.
19년이 넘게 목이 터져라 설교하면서 밤낮 없이 말씀을 가르쳤는데, 아직도 변하지 않는 몇몇(?) 교인들 때문이었다. \목사님은 그렇게 사세요, 나는 내 고집대로 살거예요\라고 결심한 것처럼 사는 몇 사람들 때문에 남편은 그렇게 운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 쏟으면서 목회를 해도 저들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에 대한 자책이 눈물로 쏟아진 것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더 해야 저들이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온전케 될 것인가! 온전케 되지는 않아도 좋으니 따라오는 흉내라도 낼 것인가!\라고 얼마나 주님 앞에 호소했는지, 토요일 밤 설교를 준비하는 데 온 몸이 저렸다고 했다.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매맞은 것처럼 쑤셨다고 남편은 말했다.
교회와 목회자가 인도하는 대로 살지도 않고, 그렇다고 교회를 떠나는 것도 아니고 동산교회 목사님이 싫다는 것도 아니면서 그냥 자기 마음대로 신앙 생활 하는 저들 때문에 \나를 말려 죽이려나\고 남편은 탄식한다. 나는 \우리 부부는 아직도 살이 많이 남아있지 않느냐.\며 남편을 위로 아닌 말로 위로한다.
매사에 모범을 보여야 할 중직자들이 오히려 지탄받을 행동을 할 때는 정말 참기가 어렵다.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남편은 \제가 부족해서 은혜를 못 끼쳐 달라지지 않으시니, 다른 목사님 설교를 들어 보시는 게 어떠세요?\ 라며 교회를 옮기라고 정말 가슴 아프게 말한 적도 있다. 그 말에 중직자는 \아! 제가 목사님을 떠나서 어디로 갑니까?\고 대답했다. 이제는 변화되나 보다고 기다리면 또 그냥 마찬가지다. 말하기 좋아하는 교인들은 \그렇게 철저하신 우리 목사님이 그 중직자가 부자라서 말도 못하고 봐 주나 보다.\라며 철없는 소리를 해댄다. 남편은 \하나님이 내 교만을 꺾으시려고, 더 정신 차리라고 기도하라고 저들을 주셨지!\ 라고 생각한다.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절망감과 저들을 향한 미움 때문에 불면증에 걸렸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 그뿐이랴! 자기 남편이 집사인데 바람이 나서 자신과 아이들을 구타하고 생활비도 안 주고 이혼하자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울부짖는 부인들의 호소를 들을 때…, \목사님은 무조건 참고 기도하며 기다리라고 말씀하시지만 몇 년을 기다려도 저 모양이니 이제는 어떻게 해요\하며 낙망할 때…, 왜 의논도 안 하고 이혼했냐고 물으면 \목사님께 말씀드렸으면 이혼하라고 하셨겠어요?”라며 고개를 숙일 때…. 저들을 향한 연민의 정으로 우리 부부는 가슴이 아프다.
놀음으로, 경마로 빚을 지고 퇴직금까지 날린 남편 때문에 그렇게 사랑하는 세 아이를 두고 친정으로 가버린 30대 교인의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 부부의 가슴은 피멍이 든다.
교인끼리 금품거래 하지 말라고 그렇게 외치는데도 자기들 마음대로 돈 거래하고, 어음 바꿔 쓰고, 보증 서 주다가 일이 잘못되면 서로 원수가 되고 교회를 원망하는 저들을 볼 때, \내 말 안 듣고 당신들 마음대로 했으니 알아서들 하시오!\하며 모른 척 하고 편안히 밥을 먹을 수 있단 말인가? 남편은‘다 내가 잘 가르치지 못한 탓이지, 자식이 속 썩이면 애비 탓이지 누구를 원망해’하면서 기도한다.
우리 아들이 중학교 3학년일 때 그 학교에서 한 주간에 두 명의 학생이 가출했는데, 모두 동산교회 중등부 학생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정말 얼굴을 들고 그 학교에 갈 수가 없었다. 안산 시민의 2%가 동산교회의 등록 신자이고 보면 별일이 다 생기겠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인가? 권사님의 손자요, 집사님의 자녀들인데…. 지금도 가출한 자녀의 문제로 기도를 부탁하는 어머니들의 눈물이 여전히 있다.
\목사님의 설교 도중 매 번 뛰쳐나가고 싶었다\면서 남편을 면전에서 공격하고 몇 달씩 교회에 안 나오는 직분자를 대할 때…. 그래도 그 직분자가 교회에 다시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것은 남편의 인내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남편이라고 \그러면 네가 설교 한 번 해 봐라\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그 급한 성격의 남편이 무던히 참는 것을 보면 존경스럽기조차 하다.
남편은 \예수님에게도 가룟 유다가 있었는데 나는 이만하기 다행이지, 열 두 제자 중 한 명이 말썽 피우는 것은 감당해야지. 나는 아직 팔리지는 않았잖아?\하면서 웃는다.
고목 나무에 있는 썩은 큰 구멍을 보고 꼭 내 속 같다던 노(老) 목사님이 계셨다고 한다. 노사제에게 \양무리를 어떻게 인도하십니까?\하고 물으니까 \저들은 양무리가 아니고 이리 떼였습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래도 남편은 절대로 실망하지 않는다. 주차장이야 난리가 나건 말건 더욱 크게 소리 지르며 50분씩 설교한다. \목회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저들이 약해지는 것이 아닌가? 내가 무너지면 마귀만 좋아하지 않겠나!\고 남편은 생각한다. 남편의 그런 믿음과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성격은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다. 속에 품어 두고 고민하는 성격이 아닌 남편은 120살까지 산다고 말한다. 아내인 내가 속 썩이지 않으면 말이다.
\더 좋은 천국을 위해 좀 바가지를 긁어야 하는 것 아냐?\는 행복한 고민도 가끔 하지만, 남편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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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순 / 안산동산교회 김인중 목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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